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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의 십오 년 동안의 온갖 고심도 정성도 이미 끝장이 났으며, 자기 자신이 십오 년 동안 받아

온 가지가지 굴욕도, 압박도, 이제는 한낱 물거품처럼 꺼져 버린다는 것을 똑똑히 깨달았다.모든

것이 허사였다.일장 춘몽 같았다. 단지, 한 가지 그가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는 궁금하고, 까닭을

알 수 없는 사실이 있었다.’유모는 무엇 때문에 온갖 고생을 달게 받으며 무엇을 탐지하려고 하다

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일까? 그것을 왜 자기 자신에게 오늘까지 명백히 알려 주지 않았을

까? 그리고 나 자신의 신세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사실은?’여기까지 생각하면 점점 더 머리 속이

어지러워지고 그 결론을 구명할 도리가 없었다. 홀연, 소년은 때때로 봉명루 높은 누각에 떠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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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보랏빛구름 – 그 미모의 아가씨의 생각이 홀연 머리 속에 떠올랐다. 내심 생각했다.’이 집

안에는 온통 사람을 잡아 먹는 야수들뿐이다! 단지 그 아가씨만이 신(神) 같은 존재인데‥‥‥ 이제

아가씨의 얼굴조차 다시 한 번 볼 수도 없게 됐구나, 아!’소년은 긴 한숨을 땅이 꺼지도록 내쉬었

. 그것은 자기가 죽는 순간까지도 자기 신세의 수수께끼를 풀 수 없다는 데서 터져 나오는 한숨이

었다.그리고 그가 마음속으로 영원히 신처럼 떠받들고 모시던 한 조각의 보랏빛 구름 같은 아가씨

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원한 때문에 터져 나오는 한숨이었다.정여룡의 음침맞은 웃음소리가

또 한 번 소년을 소름 끼치게 했다.”이 짐승의 새끼야! 죽음이 두렵거든 빨리 실토를 해라!”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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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룡은 소년의 긴 한숨 소리가 자신의 생명이 끝장나리라는 것을 각오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터져 나오는 것인 줄 알았다.그러나 뉘 알았으라!소년 마생은 돌연 벽력 같은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빨리 내 목을 베라! 죽는다는 게 뭣이 그다지 두렵겠느냐? 어느 날이고 네놈들! 야수 같은

놈들도 반드시 보복을 받을 날이 있을 것이다!”정여룡은 얼굴빛이 핼쑥하게 변했다. 이때 돌연, 정

여룡의 등덜미에서, 이 봉명장에서 오음(五陰)이라 불리는 장정들 가운데서 두목격인 음화(陰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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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놈이 코웃음을 치면서 정여룡의 귓전 가까이 다가서더니, 뭣인지 몇 마디를 속삭여주었다. 정

여룡의 얼굴엔 당장에 살기 등등하고 징글맞은 웃음이 히죽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고개를 끄덕끄

덕하면서 쩌렁찌렁 울리도록 호통을 쳤다.”좋아! 이 짐승의 새끼를 좀 혼을 내주어야겠다! 당장에

목을 베고 배를 갈라 죽인다는 것은 놈을 너무나 속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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