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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을 살펴보았다.저편에서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나이가 육십 전후나 돼 보이는 노인인데,

광대뼈가 유난히 툭 불거져 나온 품이 무술에도 다소 조예가 있는 사람 같아 보였다.노인의

맞은 편엔 이십오륙 세쯤 돼 보이는 청년이 앉아 있는데, 장사치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이때, 노인과 마주 앉아 있는 청년이 대꾸를 했다.”노인께서 말씀하시는 건 우리 마양 성

안에 귀신이 나타났던 그 사건 말씀이시죠?””맞았어 ! 바로 그 이야길세 !”노인은 손으로

넓적다리를 탁 치면서 신바람이 난다는 듯 다음 말을 했다.”그때, 자네는 아직도 어린 아이

였으니까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무시무시하고 끔찍끔찍한 일이어서‥‥‥ 어떤 시체를 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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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가는 사람이 바로 우리 성밖에 있는 시점(屍店)에서 하룻밤을 쉬고 있었는데, 날이 밝으

려는 무렵에 홀연 한 구(具)의 여자 시체가 뺑소니쳐 버렸단 말일세 ! 자네, 생각해 보게 !

원, 천하에 이런 괴상 망측한 일이 있을 수 있겠나?”저편 청년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이 이야기는 저도 우리 둘째 아저씨께 들었어요! 아, 참! 노인께선 그 당년에 무술 재간

이 놀라우셔서 그 귀신을 잡으러 가는 데에 가담하셨다면서요? 그래, 노인께선 그 여자

귀신을 친히 목격하셨나요? “노인은 자못 의기 양양하다는 듯 너털웃음을 쳤다. 술잔을

들어서 단숨에 쪽 들이켜고 손으로 입술을 문지르면서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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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무술 재간이 대단했겠나? 그저 주먹이나 쓸 줄 알고, 발길질깨나 할 줄 알 정도였

지! 하지만 마양 성안에서는 나를 당해낼 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도 거짓말은 아니었지!”

맞은 편에 앉은 청년의 말이,”노인께선 너무 겸손하시군요! 듣자니, 노인께선 무슨 도법

刀法)이라든가, 기막힌 수법으로써 무예계 뒷골목에서 뽐내는 놈들을 네 놈씩이나 때려

눕히셨다죠? 그게 정말이죠?””그건, 오호도(五虎刀)라고 하는 수법일세 !”노인은 또 한

번 의기 양양하게 웃었다.”핫! 핫! 핫! 그러나 이젠 늙었단 말야! 쓸모가 없게 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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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노인께서는 그 여자 귀신을 보셨습니까? 못 보셨습니까?””물론 봤지 !””꽤 무섭

게 생겼었겠죠?””그야 두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 ! 그런데 나는 번쩍하고 꼭 한 번 번갯불

이 스쳐 나가듯이 봤을 뿐이란 말일세! 정말 무섭더군! 그게 또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론

지 자취를 감춰 버렸단 말일세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눈, 코, 입, 귀 칠공(七孔)에서

피를 뿜고 배가 불쑥 나온 여자 귀신이었다면서요?””아 맞았어! 조금도 틀림없어‥‥‥ 사람

이 한 번 죽으면 송장이 장작개비같이 뻣뻣해진다고 하지만, 그 여자 귀신만은 한번 껑

충 뛰면 몇 장(丈)이고 단숨에 날아간단 말일세! 동에 번쩍! 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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