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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며 놀랐다.”그렇다면 그 사람은 저의 아버님을 해치려고 온 사람이겠군요?”
“두 범(虎)이 서로 싸우면 하나가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조용하던 무예계에는 큰
파란이 일 것이다! 아, 정말 무시무시한 파란이…..”미모의 아가씨는 두 번 다시 아
무 말도 없었다. 새까맣고 예쁜 눈썹을 약간 찌푸렸다. 내심 몹시 불쾌한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눈썹을 찌푸렸다 해서, 그 요염한 얼굴에는 추호도 변함이 생기지
않았다.늙은 여승은 뭣인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천천히 두 눈을 치떠서 아가씨의
얼굴을 한번 힐끔 쳐다보며 갑자기 입을 열었다.”운아(雲兒)야! 이십 년 이래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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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봉명장은 언제나 평온 무사했었지? 그렇지 않았느냐?””그랬어요. 아무 사고도
없었어요.””그래서 오늘처럼 연운포(連雲泡)를 연거푸 세 번 터뜨려서 신호를 보
내는 일이 한 번도 없었지?””그럼요. 평소에 어떤 사람도 감히 우리 봉명장을 시끄
럽게 군 사람이 없었는 걸요. 구호의 신호를 터뜨려야 할 만한 자격 있는 고수급
인물이 있었다 해도, 그만한 인물이면 자기 혼자서라도 거뜬히 사고를 사전에 막아
냈을 테니까요.””이 점이 바로 내가 달려와서 살펴보자는 까닭이었다. 그렇다면 오
늘 죽은 인물은 너희들 봉명장의 오음급 이상의 인물일 게다.”아가씨는 고개를 까
딱까딱했다.늙은 여승의 두 눈엔 자상한 빛이 넘쳐 흘렀다. 그 자상한 눈초리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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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쓸 듯이 아가씨의 얼굴을 스쳐 나가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운아야! 나는 한 가
지 일이 몹시 걱정스럽다.””그건 신영시자와 우리 아버님과는 서로 적(敵)이란 말씀인
가요? 저는 아버님께서 그 사람하고 원수를 맺고 있단 말씀을 들어 본 적이 없는데요.
“무예계의 원한 관계는 서로 연관성이 있어서 당사자들 본인의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그럼, 또 다른 어떤 사람이 우리 아버님께 원한을 품고 있다는 건가요?”
“깊고 깊은 원한이다. 피바다를 이루고야 말 깊은 원한이다.””그게 누구일까요?”늙은
여승은 긴 한숨을 땅이 꺼지도록 쉬었다.”그때 넌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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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그때 네가 지금만큼 컸다 해도 그런 사정을 알 순 없었을 것이다.””스승님께
서는 자세히 아시나요?””너의 부친을 제외하고는 그 사건을 아는 사람은 아마 너의
스승인 나 한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봉명장 사람들은 한 사람도 아는 사람이 없
나요?””그 사건을 아는 사람은 모조리 죽었다.””모조리 죽다니요?”아가씨는 또랑또
랑한 두 눈동자를 깜짝깜짝했다. 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