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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가지 않으면 동생을 내보낸다는 말에 동생을 보지도 못하고 그 남자를

따랐다. 시간이 된다면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그것이 착각임을

그때는 몰랐다.그 남자를 따라 간 곳은 이름 모를 깊은 산속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내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대략 오백 명 정도의 아

이들이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 오륙 명씩 모여 잠을 잤다.눈에 띄는 것은 없

었다. 단지 내 또래의 남자 아이들만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곳에서 앞으로 무

엇을 어떻게 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매일 우리

가르쳤다.처음 한 달은 편했다. 그저 아무 자리에 앉아 천자문을 읽는 것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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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글씨를 가르쳤다고 생각했는지 그들은 체력 단련

이라며 많은 것을 시켰다. 온몸에 모래 주머니를 달고 하루 종일 달리기를 시

키는가 하면, 온종일 산속을 뛰어다녀야 했다.뒤처지면 언제나 그들의 몽둥이

가 날아왔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단지 잠시 쉬려고만 하면 여지

없이 몽둥이가 날아왔을 뿐이다. 아무런 말도 없이 말이다.그때부터 나는 죽어

가기 시작했다. 더욱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옆의 아이들과 말을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서로 작은 말이라도 속삭일라치면 어느새 들었는지

그들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나 죽지 않을 만큼 잔인하게 때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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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두려움에 점점 말을 잃어 갔으며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입을

여는 아이들은 없었다.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 죽는 아이들도 속출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눈물을 흘리거나 슬퍼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자신이 사람인가 하는 의문도 들지 않는, 인간 아닌 인간이

되어 갔다.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는 채 나는

점점 나 자신을 잃어 갔다. 그렇게 또다시 일 년이 흐르자 우리의 체력적인

면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사람들은 여러 가지 무기술(武技術)을 가르쳐 주었

다. 하지만 그것도 일 개월이 되기 전에 사라져 갔다. 한밤중에 울리는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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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함께…….한밤중에 울리는 비명 소리들은 너무나 처참했다. 삼 년이라

는 시간 동안 남은 아이들은 삼백 명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조차도

죽어 갔다. 내 귀에는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끝도 없이 들려왔다. 하지만 삼

년 동안 그들과 같은 밥을 먹었다 하여도 그들의 죽음에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말이다.”정파라고 자처하는 무림맹에서 아이들까지 죽

이다니, 너무하지 않은가!”누구의 목소리였을까? 내 귀에 익숙한 외침이 들

렸다. 그와 함께 처음 듣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사파(邪派)에서 키우는 아이

라면 당연히 악귀(惡鬼)인 것을, 무엇 때문에 망설인단 말인가!”그리고 도망가

라는 외침과 비명 소리가 메아리쳤다. 그곳을 빠져나오기 전, 어깨와 등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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