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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젖었다.치악산에서 하루정도 떨어진 거리에 일부러 내렸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다가오
는산맥을 보며 느긋하게 걸었다. 그래서 지금은 치악산의 입구에서 입산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이다.으아, 더워. 산이지만 올라올 때의 더위는 장난이 아니다. 삼림욕도 하고, 시원한 계곡에서
피서기분도 느끼기로 한 나는 주저 없이 입산했다. 적어도 중턱까지만 가면 시원한 바람과 물
이 날 맞이할 것이다.”여보! 여기야!””아빠-!””와아! 와아!”산의 계곡은 시원하고, 그곳에는 더
위를 피하기 위한 사람들이 ‘우글’대고 있었다. 으아악! 더 더워지는 것 같아!행락객들의 시끄
러운 소리는 내가 생각한 명산의 청초한 이미지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었다. 나는 순간 잘
못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가벼운 후회가 들었지만,왱왱 우는 매미라든가 잎사귀가 서로
부대끼며 내는 사라락 거리는 소리는 더위를싹 잊게 해주었다.그래.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올
가치는 있는 거야. 산에 오르는 이유는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잖아? 행락객들
이 다소 시끄럽다고 해도, 산 전체에있지는 않을 것이니까 적당히 가면 조용해질 거야.고즈
넉한 시간을 보내고 싶던 나는 행락객들의 발이 닿지 않을 높이까지 힘들여오르기 시작했다
. 어차피 피서객들은 자동차가 올라올 수 있는 일정 거리까지만분포(?)해 있기 때문에 조금
만 높이 올라가도 그런 소란과는 멀어질 수 있었다.이윽고 나는 치악산 중턱에서 불쑥 내밀
어진 것 같은 거대한 바위 하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뒤쪽에선 우거진 수풀로 적당히 그림자
가 져있고, 앞으로는 사방이 확트인 멋진 자리였다. 게다가 사람들도 없는 조용한 장소! 저
곳은 나를 위한 곳이다!나는 냉큼 배낭을 내려놓고 차가운 바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그
리고는 나의발아래 보이는 풍경을 한껏 만끽하기 시작했다.초록. 초록. 초록. 온통 초록색이
었다.산자락을 메우는 색은 초록, 저 멀리 산을 뒤덮은 색도 초록, 발아래의 숲도 초록이다.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초록빛이 내 발 바로 아래에서 시작해 저 멀리까지 뻗어있는 광경
은 바람이 온 몸을 관통하는 것 같다.”하아…. 상쾌하구나….”사람들이 왜 산 위에서 ‘야-호-
!’라고 소리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광활하게 펼쳐진 녹색의 대 곡선은 웅장하기
그지없었다. 넘쳐나는 여름의 생명력이 약동하는 녹색의 세계. 인간은 만들어낼 수 없는
압도적인 감동. 막힌 가슴이화악 뚫리는 느낌이다. 역시 오길 잘했어.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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